1 아르바트 거리에서
우리는 크레믈린 궁전을 나왔다. 뭉게구름이 유난히많이 일고 있는 저편 하늘 아래 육중하게 자리한 여러 건물들도 함께 멀어져 간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파도처럼 밀려가고 밀려온다.
저 멀리 크레믈린궁 안에 자리한 수많은 사원들의 첨탑이 그 큰키를 자랑하며 휩쓸려 오가는 관광객들을 마중하듯 배웅하듯 거인처럼 지긋이 내려다 보고 있다.
크레믈린 광장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아르바트 거리가 있다. 아래 건물 앞에 둥근 조형물 하나가 있는데 이것이 아르바트 거리를 알리응 상징물이다. 그 건물에 '아르바트 홀' '아르바트 비어' '아르바트 그릴'이라는 영문자로 쓰인 간판을 볼 수 있다.
아르바트 거리는 여기서 시작 된다.
모스크바 지하철 아르바트스코-포크롭스카야선의 아르바츠카야 역과 스몰렌스카야 역 사이 구간이다. '구 아르바트'와 '신 아르바트'로 나뉘는데 신 아르바트 거리는 전형적인 현대 유럽식으로 바뀌었다. 인기가 더 많은 구 아르바트거리는 옛날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본 것은 신아드바트거리이다.
최근 들어서는 모스크바의 유명 관광지가 되면서 과거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르바트 거리의 역사를 알아보자.
이 지명이 처음으로 기록으로 나타나는 것은 15세기 무렵이라고 하는데 그 역사나 어원 등에 대해서는 정설은 없다고 한다. 아랍어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아르바트는 '교외' '외곽'의 뜻이라고 한다.
15-16세기 모스크바 근처로 크림반도의 타타르족들이 쳐들어왔다고 한다. 이때 부터 중요한 교역로로 등장한 이곳은 처음에는 공예장인들이 많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상업지역으로 발달한 이곳은 18세기에는 귀족들의 최고의 거주지가 되었다 한다.
그리고 19세기에 나폴레옹이 점령하여 페허가 되었기도 했으나 그 뒤에는 소귀족이나 예술가 학자들이 많이 살기도 하였다고 한다. 구소련 때는 고위관료들도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 뒤 도시의 변화로 차들이 통행금지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고 차차 문화 예술의 거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런 곳이 으레 그렇듯 카페나 식당 그념품 가게 등이 많다. 그런데 흔히 볼 수 있는 피에로로 단장한 행위예술가나 거리의 악사들이 별로 보이지 않고 한산하다. 한두 군데 거리의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려주는 모습이 가끔 보이고 기성그림을 파는 화상들과 헌책방 가게, 유명한 러시아 인형 마뜨료스키 등을 파는 가게들이 많다.
거리의 곳곳엔 맥도날도나 스타벅스 긴핀들도 눈에 띄고 우리는 카페에서 차를 한잔 마시면서 아픈 다리를 잠깐 쉬었다.
한곳에 이르니 음유시인 '블랏 아쿠자바'의 조각상이 보인다. 우울한 얼굴에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는 그의 모습이 좀 처량하게 조각되어 있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루지아의 뿌리를 가진 시인이다. 200여곡의 노래를 작곡하여 본인이 부른 싱어송 라이터로서.1950-80년대의 그의 노래가 유명하다.
스탈린을 비판하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연민 동정 슬픔등을 버무려 노래한 대중시인. 그의 작품들은 출판금지되어 입에서 입으로 녹음 테이프로 전해지다가 80년대 이후에 출판된다. 문득 안치환이 생각난다. 그래도 안치환은 그에 비하면 시대를 더 잘 만난 가수다.
여기 보이는 것은 이상한 가건물 같은 것 같이 보인다. 가만히 생각하니 건물 신축공사를 하기 위한 임시 방편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리라. 아마 여기도 대형 업체 같은 것이 헌 건물을 사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 같은 것이 아닐까? 대자본이 소자본을 점령하는 소위 젠트리 피케이션 같은 현상이 여기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돈 없는 자들이여! 자본의 파도에 휩쓸려 힘없이 쓸려다니는 가난한 자들이여....
한 곳이 이르니 1인 시위를 하는 모양인데 내용을 알 수가 있나? 안내는 어디 두고 나는 이렇게 혼자 해매는 것일까? 키릴문자는 한 자도 모르니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문맹인의 심사를 조금은 알 것 같다.
2.세계적 시인 푸슈킨
http://blog.daum.net/wongis/7086325 위 사진
위의 집은 푸시킨의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푸시킨이 신혼초에 살았다고 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알렉산드르 푸시킨-
<푸시킨은 러시아문학을 푸시킨 이전과 푸시킨 이후로 나눈다는 평을 받는 러시아문학의 아버지, 또는 러시아 근대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근대 100년간 시분야에서 그의 간결하고 평이 명료한 시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지 않은 러시아 시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산문에 있어서도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의 기초는 그에 의해 구축되었다.>
<이 대시인은 어릴 때부터 그 천재성을 인정받고 우수한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자유주의적 정신으로 농노제도와 전제정치를 반대하는 시를 써서 남러시아로 추방당하기도 했다.> 백과사전 등에서 인용
이 위대한 시인의 죽음에 관한 일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