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행문-1

7 평화기념공원에서-2

저 언덕 넘어 2006. 12. 16. 05:18
 

② 공원 안 시설

 

  공원의 남단에는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동관/서관)과 히로시마 국제회의장이 있다. 여기서 반대편을 보면 멀리 원폭돔이 보이고 공양탑, 위령비 등이 보인다.

 

                     

                     기념관에서 본 풍경 - 멀리 북쪽으로 원폭돔, 중앙이 추모비

 

 

 

                                  아래 세 장은 무명의 원폭 피해자를 위한 공양탑 주위의 그림

 

 

 

 

 

③ 원폭 피해 어린이 기념상


  

                                  뒤로 진열장 안에 수많은 학들이 보인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후 10년이 되던 해 일어난 일이다. 사사키 사다코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였다. 그는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그만 쓰러진다. 병원에 실려간 그에게 떨어진 병명은 백혈병. 잊혀가던 원자폭탄 방사선이 소녀의 몸속에서 병을 일으킨 것이다.


  사다코는 살고 싶었다. 빨리 건강을 되찾아 자신의 꿈인 달리기 선수가 돼 운동장을 달리고 싶었다. 병원 침상에 누워 매일매일 천년을 산다는 학을 종이로 접기 시작했다. 소원을 빌면서 천 마리 학을 접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을 믿었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친구들과 주위의 간절한 기도를 뒤로하고 그는 드디어 하늘나라로 갔다.


  1955년 10월 25일 사다코는 친구들이 접어준 356마리의 학과 함께 천마리의 학을 타고 하늘나라로 간 것이다. 원폭 피해 어린이상 아래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 일본의 어린이들과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이 접어온 수많은 종이학들이 걸려있고 그 아릿다운 어린 영혼의 환생을 기원하고 있다.

 


④ 한국인 추모비


  1945년 히로시마에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었다. 대부분은 징용에 의해 끌려온 사람들이었다.히로시마에는 군수공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2만여 명이 원폭으로 죽었다고 한다.나라를 잃고 살아보기 위해 적지를 찾은 숱한 사람들이 갖은 모욕과 설움 속에서 살다가 이국 땅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것이다. 참으로 억울한 죽음이었다. 이들의 원혼은 날아날아 조국의 하늘로 떠났을까? 안 그러면 아직도 여기 남아서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것일까?

 

 

  전쟁이 끝나고 한국인들은 이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해 위령비를 만들었으나 일본인들이 반대하여 공원 한 쪽 외진 곳에다가 세울 수밖에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까지 그렇게 푸대접을 받다가 이제는 이 공원 안에 번듯하게 이전하였다.우리는 이 비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엄숙하게 절을 올렸다.

 

 

 

 

 

 

⑤ 평화 기념관


 

  

 

이 곳은 원폭의 피해상에 대한 각종 사진과 실물 그리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디오라마 등 많은 자료를 전시한 곳이다. 당시에 떨어졌던 것과 같은 원자포탄의 모형도 있다. 그리고 폭격 당해 완전히 폐허가 된 히로시마의 모습도 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화염에 그을린 시체들도 있었다. 살덩이가 녹아 줄줄 흘러내리는 처참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는 속이 매스꺼워지고 처참한 무간 지옥의 한 장면을 연상하기도 하였다. 

 

                                       처참하게 파괴된 시가의 모습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이 일으킨 숱한 전쟁이 있었지만 이렇게 처참하고도 비극적인 피해는 없었으리라. 한 곳에 보니 원폭 당시의 충격으로 멎어버린 시계가 있었다. 8시 15분을 가리키고 있다. 인류의 전쟁의 참화는 그 시각에서 멎은 시계바늘처럼  멎었어야 옳다. 그러나 그 뒤로도 얼마나 많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최후의 날까지 전쟁은 없어지지 아니할 것이다.


  이 기념관에는 피해를 입은 일본인의 비극만 강조되어 전시되어 있을 뿐 전쟁을 일으킨 그 오욕의 역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입은 피해는 자업자득이었다. 그들은 아직까지도 저들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없다. 주변국의 반대에도 고이즈미는 신사참배를 강행하지 않았던가?

 

 

⑥ 평화의 종

 

 

 

 

 

                                    종각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연꽃들

 

 

                                          주위에 심어놓은 연꽃들의 모습

 

 

  인간은 간절히 기원한다. 자기 하루하루의 생활이 평안하기를,그리고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그러나 언제나 슬픔은 불청객으로 찾아오고 아픔은 파도처럼 밀려 와서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괴롭힌다. 저 하늘이 구름 한 점 없는 날은 일 년에도 몇 번이 있을까? 무시로 불어오는 바람과 바람에 실려오는 구름으로 쾌청한 하늘은 잠시뿐인 것이다.


  그들은 다시는 그런 비극을 겪지 않고 영구히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는 종을 울린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담아 시로 쓰고 조각상을 만들어 이 공원을 장식하였다. 정말 긴 여운을 끌며 울리는 저 종소리가 세상을 울리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평화가 이 땅에 영원하기를….


                   위 - 영원한 평화를 기념하는 비     아래 - 평화를 기원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