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너무도 아름답고 슬픈 이도백하(二道白河)의 전설
밤에 본 이도백하는 상당히 불빛이 많아 관광지로 발달하고 있는 도시로 보였다.
길은 널다랗고 호텔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는 백두산 등정을 하기 전날 밤 이 도시에서 하룻밤을 묵었고, 집안 환인 지역에서 고구려유적 답사를 마치고 용정으로 가기 위해 통화에서 밤기차를 타고 내려 도착한 곳도 이도백하다.
<이른 아침의 이도백하 역전>
백하(白河)는 장백산(한국에서는 백두산)의 천지에서 달문으로 흘러 넘친 불이 장백폭포로 흘러내려 이룬 시냇물인데 그 물이 희어서 백하라고 한다고 한단다.
그런데 삼도백하 사도백하라는 지명이 있는 것을 보아 제일 상류가 백하 그 다음이 이도백하로 보인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 멀고 먼 옛날 백두산 아래 두메산골 한 마을에는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성수’라는 한 선량한 소년이 있었다. 해마다 가뭄으로 입에 풀칠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에 상납곡을 내지 못한 성수는 관청에 붙잡혀 간다. 관청에서는 곧 죽을 목숨이니, 다섯 냥을 주면서 마지막으로 밖에 나가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고 오라고 한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마지막으로 그 다섯 냥으로 어머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겠단 생각으로 집으로 향한다. 그 때 아이들에게 잡혀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봉황을 보게 된다. 불쌍한 봉황새의 모습이 마치 당장 억울하게 죽을 자기 신세와 같다고 생각이 들어 다섯 냥을 아이들에게 주고서 봉황의 목숨을 살려준다.
잠깐 잠이든 성수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아까 그 봉황새가 나타나더니 옥황상제의 둘째 아들이라 하면서 구해주신 은혜에 보답하겠노라며 성수를 데리고 하늘나라로 간다. 옥황상제는 감사를 표하며 성수에게 평생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성수는 가뭄으로 상납곡을 못 내고 있는 백성들을 위해 큰 강 한줄기를 놓아달라고 한다. 성수를 대견하게 여긴 옥황상제는 백두산 천지의 물을 가지고 몇 백리가 되는 강줄기를 만들어 주고 비를 퍼부어 지금의 이도백하를 만든다. 이도백하는 지금도 거침없이 흐르고 흘러 백두산 아래 농부들은 가뭄을 잊고 마음껏 농사를 짓고 산다 >. (사전 인용)
<도시를 끼고 흐르는 이도백하의 물>
가뭄이 들면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살기가 어려워서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다.
민초들은 궁핍한 삶속에서 살아나려는 간절한 소원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도백하’ 는 그 이름이 아주 인상적이지만 ‘미인송’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많아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짐작하건대 적송 같았다. 금강송이라고 불리는 줄기가 곧고 붉은 소나무 말이다.
역에서 내려 맞이한 것도 그 소나무였고 길에는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었고 소나무숲을 만들어서 미인송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근래에 소나무를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데 그렇게 오래 된 일은 아니다.
이도백하의 가로수 소나무를 보고난 한국의 어떤 관광객이 얻은 발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송풍라월의 전설을 간직한 미인송 숲>
미인송에는 정말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 먼 옛날, 이곳에서는 송풍이라고 부르는 의젓하고도 일 잘하는 총각과 라월이라고 부르는 어여쁘고 마음씨 고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가까이 지내던 그들은 춘삼월 대보름날 백하강 기슭에서 서로 만나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들은 돌 위에 물을 떠놓고 달님께 절을 올리며 백발이 되어도 먹은 마음 변하지 않고 원앙새처럼 살겠노라고 굳게 맹세하였다.
그런데 마을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부락장이 나다니다가 라월이라는 처녀에게 눈독을 들였다. 그는 송풍과 라월이 사이를 벌려놓고 라월이를 첩으로 만들리라 마음먹었다.
그는 송풍을 민부로 1년 동안 부역을 보낸다. 이것이 부락장의 계략이라는 것을 안 라월이었지만 둘이는 눈물로 안타까운 이별을 하였다.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보름달을 보면서 맹세하던 그날을 떠올리기로 하고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그 뒤 부락장은 라월을 농락하려고 했으나 듣지 않았다. 일년이 지나서 다른 마을 민부들은 다 돌아왔으나 송풍이만은 돌아오지 않았다. 송풍이가 성을 쌓다가 돌에 치어 죽었다는 풍문이 돌았다. … … 내일이면 라월이 부락장에게 첩으로 강제로 끌려가는 날이었다.
그날 밤 라월이는 죽어서 다시 만날 약속을 달님께 하고 백하수에 몸을 던졌다. 백하수도 구슬프게 울며 보드라운 모래와 흙을 실어다가 라월의 시체를 봉긋하게 묻어주고는 물길을 돌렸다.
그러고도 3년 후에 민부의 고역에서 해방 받은 송풍이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죽어버린 라월의 이야기를 듣고 송풍이는 라월의 무덤을 찾아갔다. 무덤 위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밤늦도록 통곡하다가 부락장네 집에 곧추 들어가서 불을 질렀다. 화광이 충천하자 송풍이는 앙천대소하면서 라월의 묘지로 돌아와 다시 통곡하다가 붉은 피를 왈칵 토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의 시체로부터 뽀얀 안개가 일었다. 안개는 소나무(미인송)를 감싸고 빙빙 돌다가 구천(九天)으로 서서히 피어 올라갔다. 그것은 송풍의 넋과 라월의 넋이 함께 천당으로 올라간 것이었다.
그 후로 미인송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몇 해 지나지 않아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매를 맺었다.
열매가 익자 씨앗들은 바람을 타고 사방팔방으로 날아갔다. 그리하여 미인송들은 수려한 수림을 형성하였다.
후에 이 고장 사람들은 송풍과 라월의 미덕을 찬미하면서 이 미인송 숲을 ‘송풍라월’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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