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타야까지
이번 여행은 관광여행이 아니었다. 우리 단체에서 실시하는 명상 수행차 태국을 찾은 것이다. 철저한 명상 수행이 목적이므로 원래는 사진을 찍는다든지 이국적인 풍물에 관심을 가진다든지 하는 것은 ·금물이었다. 자나 깨나 일심으로 명상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사진기를 가지고 갔고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미지의 나라를 찾아간다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방콕 공항에 내렸다.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니 날씨는 그야말로 여름이었다. 지금이 06년 11월 하순이니 우리는 겨울의 초입이지만 이곳 날씨는 기분 좋은 우리나라의 늦여름 날씨 같았다. 하기야 여기 날씨로도 겨울에 속하고 건기에 속한다고 한다.
공항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일고 있었다. 버스터미널 주위는 야자수가 줄느런히 심겨져 있어 이국의 정취가 후끈하게 끼쳐왔다. 조경을 한 지가 오래 되지 않았는지 나무를 받친 지주들이 보였다. 아직 풍취가 아름답지는 않았다.
우리는 마중 나온 우리단체의 버스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온다. 도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근교를 나와 넓은 국도를 달린다. 주위는 거의 눈이 모자라는 드넓은 평원이다. 산지는 보이지 않는다. 길가에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게 야자수다. 월남이나 캄보디아 여행할 때는 많이 보지 못하던 야자수나무다.그리고 거의 황무지에 가까운 들판에는 풀들이 무성하다. 저렇게 너른 땅을 경작하지 않는 것은 인구가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단위로 농사를 지을 힘이 없는 것인가? 매우 궁금하였다. 우리는 어느 도시로 가는지 알 수가 없이 그냥 계속 갔다.
가다가 보면 더러 공장들이 보였다. 태국은 얼핏 보아도 월남이나 캄보디아보다는 산업이 발전해 있는 것 같았다.
한 곳에 가니 저지대인지 늪이 가끔씩 보이고 물길이 훤하게 드러나면서 초원이 펼쳐졌다. 그런 곳에 무슨 회사 건물이 현대식으로 깨끗하게 보였다.
국도를 지나가면서 가끔씩 나타나는 공장들의 모습을 보니 이제 막 공업입국의 구호가 한창 들려오던 우리나라 70년대말 내지 80년대초엽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공장 옆 도로에는 승용차가 한 대 지나가고 있었다. 차 모양이 좀 이색적이었다.
한 곳에 이르니 야자수가 무성한데 각국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그리고 죽 둘러가면서 철제로 울이 둘러져 있다. 무슨 대사관인가? 정부기관인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관광여행이 아니니 안내자도 없고 우리는 그냥 눈에 들어오는 것만 보고 짐작만 한다. 참 답답하다. 여기가 도대체 어딘지 이곳이 무엇하는 곳인지 모르고 알려는 사람도 없다.
또다시 평원이 펼쳐진다. 좁은 나라에서 사는 나는 이런 평원을 보면 이 땅을 왜 놀리느냐는 생각이 든다. 아니 저기가 목장인가? 아니면 저것이 풀이 아니고 곡식인가?
저 멀리 작은 도회가 보이고 길 위로 고가다리가 놓여 있다.
길을 따라 전봇대가 늘어서 있고 대형 입간판이 크게 세워져 있다.
그리고는 또 작은 도회가 나오고 또 들판이고 풀밭이었다. 농촌 마을도 보였고 경작지도 보였다. 저만큼 금빛 첨탑을 한 사원 하나가 낮은 언덕 위에 웅장하게 서 있는 것이 멀리 보였다. 불교가 국교인 태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다.
태국 글자로 적힌 통행표지판이 보인다. 지금이 국왕 탄신을 축하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어는 곳에 보니까 국왕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내용의 대형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입헌군주국으로 실권은 없으나 국왕의 위세는 대단한 모양이다. 그리고 얼마 전 쿠테타가 일어나서 아직도 정정이 불안정하다고 한다. 일단의 군부 정치세력이 국왕과 짬짬이가 되어 다스려지는 나라이니 민주의식은 뒤떨어지는 국가인 것 같다.
한 시간여를 그렇게 평원을 달렸다. 갑자기 차창 밖에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웅장한 산맥이 죽 이어지면서 시야에 들어왔다.
야자수는 계속 보였고 농사를 짓는 모습이 보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열대식물이 자라는 밭들이 보였다. 그리고 꽃 농장들도 보였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많았다. 또 야자수 농사를 하는 농장도 보였다. 깨끗한 농가의 모습과허름한 집들과 동네의 모습이 보였으나 디카에 잘 넣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도회가 가까이 있는지 드문드문 보이는 소규모의 공장들이 가끔씩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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