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달 살기 (기행문)

10.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다

저 언덕 넘어 2026. 6. 18. 05:24

    45일의 서부 여행을 위해 떠난다.

                                                                                  (가)

   오전 1052분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출발하여, 라스베이가스 McCarrain Int'l 공항에 도착하였다. 6000(2,450km)가 넘는 거리다. 4시간 가량 걸린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인천공항에서 하노이나 마닐라까지의 거리다. 작은 국토에서 사는 한국인인 내가 미국땅이 얼마나 큰지 상상이 잘 안된다. 자동차로 간다면 잠을 자지도, 쉬지도 않고 달려도 27~30시간이 걸린다. 거리는 약 2,800~3,000km로 늘어나고. 

  픽업 나온 기사를 어렵사리 만났다. 지정한 호텔에 가서 우리 팀과 합류해야 한다. 공항을 나오니 더운 기운이 확 끼쳐온다. 키가 큰 야자수 같은 열대 가로수들을 보는 순간, 내가 새로운 세계의 문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외곽지대라 집들은 그렇게 높지 않다. 저 멀리 산맥이 이 너른 분지를 둘러싼 것 같다. 산이 좀 높은 저쪽에 우리 교민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베가스는 상당히 황량한 땅이라는 느낌이 든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흙먼지가 앞을 가리면서 잠시 시야를 가리기도 할 것 같다. 아직 40분은 달려야 한다. 허기가 들어 큰길에 면한 식당을 찾는다. 교민이 운영하는 가게다. 내부는 넓었고 수수한 분위기다.  여러 가지 한식류가 적힌 메뉴를 보다가 비빔밥 한 그릇을 시킨다. 교민인 듯한 다른 손님도 들어온다. 내가 모르는 이런 곳까지 한인들은 스며들어 사는구나! 반갑지만 뭐 그리 속내를 드러내기가 민망하다.

   한곳을 지나가는데 화교들이 세운 상가가 보였다. 전에는 여기에 우리 교민들이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화교들이 세력을 뻗치고 있다 한다. 그들은 다른 화교들이 자기 지역에 살러 오면 서로 편의를 봐주고 도와서 잘 살게 한단다. 그리고 건물을 사서 세를 주다가 한국 교민들을 내쫓는 식으로 자기들의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거지. 우리 교민들은 그렇지 못하여 세력이 약해 진다는 것이다. 아픈 이야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한참을 가니까 차가 라스베이거스 도심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

  기사가 가이드와 통화를 하면서 어떤 건물 앞에서 멈추었다. 나는 그들을 만났다. 모두 태어나서 처음 보는 낯선 얼굴들이었다. 그들이 바로 LA관광을 마치고 이곳까지 온 팀이다. 택배짐을 내려놓듯 나를 남기고 픽업 기사는 벌써 사라졌다. 지금부터는 새로운 나의 시간이다. 나는 일행의 맨뒤를 따라 갔다. 그 어색함이라니! 그러나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다. 큰 건물안으로 따라 들어간다

. 호텔 안이었다. 건물 사이에 푸른 강물이 흐르고 곤돌라를 탄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간다. 어디선가 노래 소리도 들리고 여기저기 앉아서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이색적인 광경앞에 탄성을 내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 The Venetian Resort Las Vegas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Strip)에 위치한 초대형 럭셔리 리조트 호텔이다 >.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테마로 설계되어 운하, 곤돌라, 광장, 아치형 다리 등을 실제처럼 재현했다고 한다. 인공 수로를 따라 실제 곤돌라를 탈 수 있으며, 곤돌리에가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어, 저게 뭘까? 한 구비를 돌아드는데 누가 옆에서 말했다. 아니 고개를 드니 찬란한 저녁 노을이 지고 있는게 아닌가. 푸른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 보라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하도 이상하여 정신없이 쳐다본다. 그런데 그게 아무래도 이상하다. 저건 진짜 하늘이 아닌 가짜 하늘이었다. 실제 하늘처럼 보이는 인공 스카이돔으로 꾸며서 실내인데도 야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 희한한 광경을 우러러 보고 있으니 내 마음 하늘에도 우련히 저녁 노을이 스며든다. 

 

  < 미국에서도 유명한 럭셔리 스파 브랜드로, 마사지, 사우나, 피트니스 시설에는.. 대형 헬스장과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그랜드 캐널(Grand Canal)이라고 이름 지은 이 인공 운하를 따라 조성된 대형 쇼핑 공간에는 명품 브랜드, 패션, 기념품점,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리조트 안에서 숙박·쇼핑·식사·카지노를 모두 해결 가능하다 >

  과연 향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답다. 구경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려고 식당으로 간다. 저 멀리 교민들이 많이 산다는 곳이 푸른 산빛을 자랑하고 있다. 언제나 보아도 나에게는 신기하고 멋진 열대의 상록 가로수가 일행의 가는 길을 신기한 듯 내려다 보고 있다.

  밤에는 삼삼오오 불빛이 휘황찬란한  환락가의 도시 베가스의 야경을 보겠다며 모두들 부산을 떨었다  나는 같이 갈 일행도 없고 혼자 한 번 둘러보기에도 부담이 가서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전에 다른데서는 모르는 사랄들과 한 방을 같이 쓰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는 미국이어서 그런지, 세월 탓인지 돈은 부담이 좀 되지만 혼자 있으니 편하긴 편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메모하고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