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달 살기 (기행문)

8. 마천루 건축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시카고의 다운 타운

저 언덕 넘어 2026. 6. 13. 22:18

                                                                               (가)

   시카고의 외곽도시  샴버그에 며칠을 묵고 있던 나는 처음으로 다운타운을 가게 되었다.  다운타운에 직장을 가진 친구의 따님이 아버지의 친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를 초청한 것이다.  친구야  다운타운에 대해서 잘 알겠지만,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나섰다. 도시 고속도로는 좀 한산한 편이었다

. 한참을 가다니까 공원 지역인지 푸른 숲들이 차창을 다가오면서 내 시선을 빼앗아 간다.

          그렇게 30여분을 지나가니 멀리 높이 솟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운타운의 초입으로 들어가니 차는 이제 속도를 낮추면서 가다가 서다가 한다. 이윽고 낯선 골목으로 돌아들었다

   친구 따님이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도시의 외곽에 자리한 조금은 좁은 집이었으나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진 구조는 혼자 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집이었다. 아직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벌써 자기 집이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한국, 서울에  원룸 같은 곳에 세들어 사는  많은 젊은이들이 생각난다. 너무 작은 나라에 태어난 탓으로---. 알뜰하게 꾸민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그런 딸 크리스티나를 키운 친구가 부러웠다. 그미는 외모도, 성격도, 정갈한 품성을 한 제 어머니의 모습을 꼭 빼닮았다. .내가 채식인이라는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한 음식으로 간단히 식사를 했다. 고마웠다.

                                                                                  (나)

 우리는 크리스티나가 호출한 택시를 타고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먼저 시카고 강을 오가는 크루즈선을 타고 구경에 나섰다. 유람선 안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꽉 찼다. 우리는 자세히 구경을 하자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5월 초순이지만  바람의 도시답게 어김없이 바람이 불어왔고, 엄청 쌀쌀하여 아직은 봄한테 순순히 질 수 없다는 듯 겨울이 심술을 부리고  있는 듯하였다. 하기야 저 고층 건믈들 바로 너머 미시간호가 아득한 수평선을 사나운 파도로 가득 채우고 있을 테니 말이다.. 하늘은 맑았다. 시카고 강은 포기 좁았고 물빛은 그렇게 맑지는 않았으나 또 심하게 오염되지도 않은 것 같다. 좌우 강안에 들어선 건물들이 제각기 다른 층고와 모습으로 빼고히 들어섰다. 

 < 시카고는 마천루 건축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카고의 유명한 마천루로는, 한때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이었던 윌리스 타워와 미국에서 4번째로 높은 빌딩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Trump International Hotel and Tower), 옥수수 빌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마리나 시티, 존 핸콕 센터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 AON 센터, 투 프루덴셜 플라자,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구 비스타 타워), 아쿠아 등이 있으며,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마천루가 많은 도시인 동시에 가장 밀집되어 있는 도시이다. 교도소(MCC Chicago)마저도 28층짜리 고층으로 지어져 있으니 말 다했다. 밀집도 또한 세계권으로, 20세기 초에 지어졌던 건물들은 아예 건물과 건물 사이가 붙어 있다.> 위키 백과에서 인용

가운데 건물 위에 두 개의 첨탑이 있는 것이 윌리스 타워
미국에서 4번째로 높은 빌딩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Trump International Hotel and Tower),
옥수수 빌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마리나 시티. 시카고 현대건축의 선구이자 이 시의 심볼이다. 높이 168m, 60층짜리의 원통형 빌딩이 서로 이웃하여 서 있는 기묘한 형태로, 1~20층이 주차장이고 그 위가 사무실과 아파트이다. 지하에는 쇼핑 센터와 영화관, 은행 등이 들어와 있다.

  저런 아파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걸까? 옥수수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것일까? 그럴 리는 없겠지. 뭐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 1871년, 시카고 대화재로 당시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목조 건축물들이 대량으로 사라졌다. 이후 도심구획이 바둑판 모양으로 재정비되었고 철골과 석조를 사용한 건축물들이 우후죽순으로 지어졌는데, 빠르게 도시를 재건시키기에 유리했고 내연성이 강해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시카고의 도심에는 유럽식 건축 사조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고층건물부터 포스트모던한 유리궁전까지 미국 마천루 건축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위키 백과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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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모를 수많은 건축물들이 시야를 스쳐 지나간다. 건물의 그림자가 다른 건물의 유리창에 비쳐 몽환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각 건물마다 자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또는 거기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에 관한 숱한 이야기는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터다. 그리고 저 건물들에게 다가올 미래 시제의 역사 또한 숱한 이야기로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 번 스쳐가는 인연밖에 없는 이국인일 뿐이다. 거기 들어가서  차 한 잔 하며 생각에 잠기거나 하룻밤 묵을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거의 한 시간을 넘는 이 환상적인 크루즈 여행은 정말 내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나는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그 건물들이 풍기는 아름다움에 홀렸다. 마치 무수한 미인들을 앞에 두고 정신이 혼미해진 희대의 호색한처럼 정신줄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아름다운 건축물의 도시, 시카고 다운타운에서의 한 때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요새 스페인에서는 세기의 천재적인 건축가 가우디가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으로 왁자지껄하다. 1882년 첫 삽을 뜬 이후 무려 144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높은 종교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대성당) 의 첨탑 끝에 자리한 십자가 위에ㅡㅡ. 그러나 그 소식을 듣고 내가 떠올린 것은 세상에 태어나  집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다)

    우리는 크루즈에서 내려 밀레니엄 파크로 간다. 아까 본 수많은 건물들 중 층고가 아주 높은 건물들이 여기서도 보인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도심의 한녘에 밀레니엄 파크가 있다. 

 

 

 

2005년에 문을 연 시카고의 상징으로 주목 받는 밀레니엄 파크 안에그 유명한 은색 땅콩 모약의 조각품이 정면으로 보인다.

                                                                    넓은 거울면으로   땅콩모양을 한 조각품, 클라우드 게이트

 < 거대한스테인리스 조각품이며 인도 출신의 영국 조각가 Anish Kapoor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에 걸쳐 만들었다. 시카고의 콩 모양처럼 생겨서 더 빈(The Bean)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처음에 카푸어는 이 별칭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후엔 이 별칭으로 본인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168개의 스테인리스 철강판을 용접하여 제작되었으며 외관엔 이음매가 보이지 않도록 제작되었다. 크기는 10 x 20 x 13m이며 무게는 110톤에 이른다. 관람객들은 클라우드 게이트 아래 3.7m 높이의 공간을 걸어 다닐 수도 있다. 거대한 곡선을 띤 외관으로 인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클라우드 게이트의 표면을 통해 왜곡되어 반사된다. 외부 표면의 4분의 3이 하늘을 비추고 있으며,  클라우드 게이트라는 이름은 하늘과 관람객 사이의 공간을 연결하는 일종의 문 역할을 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위키 백과 인용

    이 이상한 거울은 그것에 비쳐지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파사체의 모양이 변화무쌍하게 변형되어 나타난다. 어떨 때는 아주 우스꽝스럽게 나타나고 어떤 때는 무슨 요상한 괴물처럼 달라져 보이기도 한다. 모두들 재미있어 하면서 왁자지껄 웃기도 한다.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흔히  우리가 '나' 라고 하는 이 '자아'의 모습은 저 거울에서 처럼 여러가지 상황과 자기가 처한 위치에 따라 달라지고 변형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이 조각품을 만든 예술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한 것일까?  

  이 공원 안에는 그 유명한 시카고 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기행문을 쓰면서 알았다. 그 전에 그것을 알았다 해도 가볼 수는 없었을 것이나 참 아쉬운 일이다. 시카고 미술관은 인상파 작품을 소장한 것으로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일컬어 진다. 클로드 모네와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는데---

                                                                                 (라)

  시카고에 다운타운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고 한다. 하이드 파크, 시카고 시청, 제임스 톰슨 센터,  버킹검 분수,  자연사 박물관,  트리뷴 타워, 머천다이즈 마트, 유니온 역, 셰드 수죽관, 존행콕 센터, 현대 미술관,  카포네의 시카고 링컨 파크 Lincoln Park, 시카고 대학, 록펠러 기념관, 로비 하우스, 과학 산업 박물관, 오크 파크,  링컨 파크, 크라셀런드 묘지 등등

 정말 여유가 있는 관광객이라면 달빛이 은은한 미시간호의 아름다운 모래 사장을 한가히 거닐어 보면 좋겠다. 그리고 달빛에 부서지는 파도를 너머 멀리 보이는 검은 수평선을 망연히 바라보기도 하고,  숱한 빌딩에서 흘러나오는 무수한 불빛이  명멸하는 다운타운의 야경을 보면서 술이라도 한 잔 한다면 정말 좋겠다..